[발리 살기] 렘봉안에서 살아보기

발리의 보석 중 하나 렘봉안에서 살아보기

발리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은 굉장히 많습니다. 파란 하늘과 드넓게 펼쳐진 넓은 바다, 우거진 숲, 아름다운 날씨 등 여러 좋은 이미지들이 많이 떠오릅니다. 그 중에서도 이번엔 렘봉안이라는 발리에서 좀 떨어진 섬에서 살아본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발리에서 지내는 것도 좋지만 사람이 너무 북적거리고 조금 더 한적한 곳을 생각해본다면 렘봉안에서 지내는 것은 발리와 달리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렘봉안은 발리에서 차를 타고 배를 타서 갈 수 있는 곳입니다. 발리에서 배로 30분에서 1시간 가량 가면 렘봉안이라는 섬이 나옵니다. 생각보다 작지만 꾀 넓은 섬입니다. 이 섬에서는 여러가지 해양 스포츠도 즐길 수 있습니다. 바다 주변에선 파도가 적당히 좋아서 서핑도 가능합니다. 서핑 시간은 오전에만 가능하고 오후에는 파도가 좋지 않아서 서핑을 하기 어렵습니다. 해안가 주변의 서핑 샵에서 신청 하시면 재밌게 즐기실 수 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섬 주변엔 스쿠버다이빙, 스노클링 등 여러 엑티비티를 할 수 있습니다. 바닷속이 아직 굉장히 청정 지역에, 해양 생태계에 대한 법규가 마련되어있지 않은 터라 현재까지는 작살로 물고기를 잡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잡은 물고기를 가져와서 바베큐 해먹는 사람들도 꾀 많습니다. 물론 항상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항상 조심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이런 것들은 개별로 행동하지 마시고, 주변 해양 스포츠 패키지를 판매하는 곳을 통해서 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렘봉안은 섬이 작습니다. 그래서 자연 기후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비가 많이 오고, 번개가 조금 칠 때면 섬 전체의 전기가 사라집니다. 이렇게 되면 핸드폰 불빛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핸드폰 신호, 와이파이, 인터넷 등은 전부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오히려 마을 전체가 깜깜해진 모습을 보면 처음엔 겁도 나지만 적응이 되면 밤 하늘에 별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게 됩니다. 마을 전체에서 사람들은 오토바이와 자전거를 이용합니다. 간혹 자동차도 보이지만 대부분 거리가 길지 않은 편이라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심지어 어린 아이들도 오토바이를 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걱정이 되긴 하지만 생각보다 잘 탑니다.

마을 전체에는 외국인들도 많이 살고 있습니다. 현지 생활하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고, 외국에서 들어와서 터를 잡고 지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대부분의 외국인들도 렘봉안에 와서 오토바이를 빌립니다. 물론 면허 없이 타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겁니다. 발리에서는 오토바이타는 외국인을 보면 경찰들이 면허증 검사를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 곳에서는 경찰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부르면 나타나겠지만 별도로 오토바이 면허를 검사하기 위해서 찾아다니고 그러진 않습니다. 그랬다면 어린 아이들도 오토바이를 못 탈거라 생각합니다.

물가는 생각보다 저렴합니다. 현지인들 로컬 마트에가면 외국인들이 많은 곳은 가격을 좀 높혀 부르지만 길에서 파는 과일들을 사먹을 때면 생각보다 많이 저렴합니다. 이 곳에서 파는 넙적하게 생긴 바나나는 맛이 굉장히 훌륭합니다. 이 섬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구하기는 좀 어렵습니다. 다만 기본적으로 생활할 수 있을 만큼의 물건들은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여간 까다롭지 않은 사람이라면 기본적인 생활 물품으로 적응하는 것은 별 탈없이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저녁에는 숙소 밖으로 나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동네에 개들이 정말 많습니다. 밤이 되면 개들이 떼를 지어 뭉쳐 다닙니다. 이 곳에선 저녁 9시만 되면 밤 하늘이 깜깜합니다. 아는 사람 없이 이 곳에 들어오면 왜 이렇게 밤이 긴지 새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한 번은 저녁에 산책 해볼 겸 바깥으로 나간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나오더니 사방 팔방 개들이 뛰쳐나와 저를 둘러 쌓았습니다. 밤이 되면 개들은 집을 보호하는 본능이 커지고, 거리에 대한 영역이 커지기 때문에 발 한 발자국에 다른 영역을 넘어가게 됩니다. 게다가 이 녀석들은 집에서 키우는 개들이지만 되게 방목형 입니다. 그래서 한국 개들처럼 사람의 손을 많이 타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개들에게 둘러 쌓여서 어디로 가야 할지 감도 안 잡히는 상황이었습니다.

개들은 둘러 쌓고 나면 탐색전을 시작합니다. 왈왈 짖으며 이 사람이 긴장을 하는지, 겁을 먹는지 판단하기 시작하고 헛 점이 보이면 공격하려 듭니다. 다행이도 우두머리로 보이는 녀석에게 천천히 냄새를 맡게 해주며 친한 척을 시도했습니다. 운이 좋게도 이 녀석이 공격성이 없는 저를 보며 긴장의 끈을 놓았고 우두머리에게 바나나 한 조각을 던져주며 환심을 산 후에 무사히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숙소는 하루에 비용이 3만원에서 4만원 입니다. 저렴한 곳으로 가면 1만원 대에서 2만원 짜리도 볼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숙소는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모기와 도마뱀이 많은 편입니다. 방 벽에 붙어있는 40cm사이즈의 개코 도마뱀이 집에 종종 들어올 때도 있습니다. 만약 무서우시다면 현지인을 부르시면 됩니다. 이 곳에 종교적 특성상 집에 들어온 개코 도마뱀을 쫃아낼 때에는 무조건 죽여야 한다고 합니다. 물론 몇 시간 지나면 알아서 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침대 밑에 들어가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별로 두렵지 않으시다면 죽이는 것보다는 그냥 방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40cm짜리의 대형 도마뱀이 한 방에 있다는 느낌은 이전에 그런 경험이 없던 사람으로서는 어색합니다.

렘봉안은 마을이 대략 크게 두 개 입니다. 높은 산길을 사이에 두고 두 곳이 존재합니다. 별 다른 차이점은 없습니다. 마을의 도로는 대략적으로 정돈이 잘 되어 있습니다. 엑셀 파일의 셀처럼 마을 도로가 조성이 되어서 웬만해서는 길을 잃지 않습니다. 이곳 저곳 찾기는 쉽습니다. 다만 헷갈릴 때도 많습니다.

주변의 자연 관광지도 여러 곳 있습니다. 언덕 위로 쭉 올라가다 보면 마을이 한 눈에 보이는 멋진 배경을 볼 수도 있습니다. 넓게 펼쳐진 바다와 마을 그리고 절벽이 아주 멋진 경관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언덕을 더 넘어 한 참을 가다 보면 데빌 아이, 악마의 눈이라는 곳에서 멋진 파도 소리와 웅장한 자연의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곳은 아직 별 다른 안전 시설이 없기 때문에 항상 조심하셔야 합니다.

이런 멋진 곳들은 전부 화산이 분출되어 생긴 곳들이라 지반 암석들이 대체적으로 현무암입니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현무암이라 상당히 날카롭고 위험하기 때문에 발 딛는 곳도 신중해야 하며 잘못 딛어 넘어지면 끝장납니다. 한번 조심 두 번 조심 해야 합니다. 이 곳에서 한 열 흘정도 지내면 그 이후부턴 할 것이 전혀 없습니다. 매일 아침밥은 주변 식당, 점심도 주변 식당, 저녁도 주변 식당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9시면 문을 닫기 때문에 저녁은 대부분 6시에서 7시에 해결합니다. 보통 음식점들은 태국 음식, 현지 음식, 양식 등 여러 선택이 가능합니다. 비용은 5천원에서 6천원 사이입니다. 생각보다 높은 가격이지만 이 정도는 먹어야 식중독에 걸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괜히 이곳에 와서 식중독 잘못 걸리면 굉장히 고생합니다.

마을 자체에 돈이 없을 때에는 환전소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돈을 똥으로 쳐주기 때문에 웬만해선 렘봉안에 들어오시기 전에 발리에서 넉넉하게 환전을 하고 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냥 오시게 되면 정말 손해를 많이 봅니다. 그나마 환전소가 단 한 곳 존재하고 이 곳 가격은 정말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에 넉넉히 하고 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렘봉안은 한번 쯤 가서 지내보는 것도 좋습니다. 생각보다 굉장히 쾌적하고 깨끗한 공간입니다. 물론 어떤 해양 스포츠도 하지 않는 분이라면 생각보다 재미는 없습니다. 다만 현지 문화에 얽히는 느낌도 좋고 생각보다 많은 별들과 멋진 자연 경관들을 즐길 수가 있습니다. 한번 쯤 와서 살아보기 좋은 지역 렘봉안입니다. 두 번째 올 때에는 좀 더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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